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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무라 세이이치, 당신에게 주는 꽃

Celestyn_ 2018. 9. 28. 01:09

※ 크로스 오버 주의

※ 오리주 주의

※ 초반부 이나이레 캐릭터들 다수 출현

(왜 유키무라 드림인데 유키무라보다 쌐카 애들이 더 많이 나오는가)





당신에게 주는 꽃

유키무라 세이이치 x 미야비노 레이나

(테니스의 왕자 x 이나즈마 일레븐 크로스 오버)

<전력 드림 60분~당신을 향한 스타티스>









  며칠째 계속되는 야근에 미야비노는 제법 지쳐 있었다. 키도를 보좌하는 것은 그녀에게 기쁨이었으나, 이어지는 밤샘에 온몸이 굳어버릴 지경이었다. 미야비노는 한숨을 쉬며 앞에 놓여 있는 커피를 들이켰다. 가실 생각을 하지 않는 졸음에 고개를 흔들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무리 카페인이 잘 듣는 몸이라고 해도 닷새째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못했다. 당연히 카페인의 각성 효과도 거의 무용지물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레지스탕스의 일은 어디까지나 은밀하게 진행되었고, 키도는 겉으로는 피프스섹터의 손을 들고 있었다. 당연히 많은 일을 진행할 수도 없었으니 실질적으로 키도가 해야할 일은 거의 모두가 미야비노의 몫이었다. 필드 위의 키도는 사쿠마와 동생 레이이치가 잘 보필해줄 터였다. 미야비노는 그렇게 생각하며 양손으로 뺨을 때렸다.




  “안 되겠다. 미야비노, 오늘은 집에 들어가.”


  고개를 꾸벅거리며 졸고 있는 미야비노를 보며 미도리카와가 단호하게 말했다. 레지스탕스의 실무적 업무는 실질적으로 미야비노, 미도리카와, 키라 세 사람이 담당하고 있었다. 키라 그룹 계열사 사장으로 취임한 히로토와 젊은 비서 미도리카와가 밖에서의 일을 병행하고 있었으니 종일 이 업무에 붙어 있는 것은 미야비노 정도였다.
  피프스 섹터는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었고 그 전복을 위한 레지스탕스 작전은 은밀히 이뤄져야 했다. 덕분에 미야비노는 지하 기지에서 귀가도 하지 않고 며칠을 매달려 있었다. 이번에도 미야비노는 미도리카와의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슬슬 미야비노의 건강이 걱정된 미도리카와와 키라는 서로 눈짓을 주고받더니 미야비노를 자리에서 일으켰다. 인상을 찌푸리며 두 사람을 번갈아 보는 미야비노를 보며 키라가 한숨과 함께 정곡을 찔렀다.


  “네가 이러고 있는 걸 키도가 알면 미안해할걸.”


  움찔, 미야비노가 움츠러 들었다. 역시 미야비노에게는 키도를 언급하는 게 가장 빨랐다. 중학 축구계를 위해, 라는 큰 목표가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미야비노는 키도를 위해 일하고 있었다. 그게 키도를 걱정시키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본말 전도인 셈이다. 키라는 그런 미야비노에게 쐐기를 박았다.


  “제국에서 키도와 함께 있다는 네 동생도 걱정하지 않을까.”


  미야비노의 몸에서 힘이 쭉 빠졌다. 키도와 동생 레이이치. 미야비노는 두 사람에게 약했다. 미야비노에게 절대적인 키도와 덕분에 한동안 외면하며 지냈던 레이이치. 두 사람을 모두 걱정시키는 일을, 미야비노가 하고 싶을 리 없었다.


  “오늘 하루는 아예 푹 쉬고 와. 한 이삼일 쉬면 더 좋고. 일의 능률도 쉬어가며 해야 올라가는 거야.”


  거기까지 말한 키라는 미야비노를 지상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태웠다. 제국 중학교와 연결된 입구였지만 이미 꽤 늦은 시각이라 학생들은 모두 하교했을 터였다.



  터벅터벅 교문으로 나갔을 때 교문 앞에서 사쿠마가 기다리고 있었다. 키도를 부르지 않은 것은 미야비노의 정신을 위한 미도리카와의 배려일터였다. 사쿠마는 일단 미야비노를 조수석에 태운 뒤 그녀의 집으로 차를 몰았다. 차를 몰며 사쿠마는 잔소리를 쏟아 부었다. 미도리카와와 히로토에게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경악했다. 바쁘단 건 알고 있었지만 닷새나 제대로 못 자고 비틀거리고 있을 줄이야. 중, 고교 내리 운동부 매니저를 해왔던 미야비노가 몸 관리에 허술했던 것은 잔소리를 들어 마땅했다. 제 몸 해쳐가며 일 해봤자 키도가 좋아할 턱이 없지 않느냐는 사쿠마의 잔소리에 미야비노는 그저 눈을 감고 시트에 몸을 묻었다.


  맨션 앞에 차를 세운 사쿠마는 중간에 죽집에 들러 테이크아웃 해온 죽을 미야비노에게 넘겼다.


  “자고 일어나서 먹어. 아니면 좀 먹고 자던가. 어쨌든 쉬어. 장기전이 될 텐데 몸 꼬라지가 벌써 그래서 어떡하려고 그러냐?”


  그 짧은 시간 동안 수마에 사로잡힌 미야비노는 반쯤 감은 눈으로 잔소리하는 사쿠마를 향해 손을 내저었다. 일단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으니 지키긴 할 터였다. 사쿠마는 미야비노가 맨션으로 들어가 사라지자 창문을 올리고 자동차를 출발시켰다.


  “뭐, 5일 만의 귀가에 대한 잔소리는 녀석이 더 해줄 테니 이걸로 됐겠지.”


  사쿠마는 이틀 전 저에게 연락해 그녀의 행방을 묻던 사내를 떠올렸다. 미야비노의 키도바라기는 중학 입학 전부터의 일이니 제국의 이들에게는 대수로운 일도 아니었지만 그녀의 연인에겐 그렇지도 않을 터였다. 키라의 연락을 받아 제국으로 차를 몰아가며 그에게 메시지를 남긴 장본인인 사쿠마는 말없이 그녀에게 애도를 표하며 자신의 집으로 자동차를 몰았다.



  미야비노는 비틀거리는 몸으로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제가 사는 층의 버튼을 누르고 잠시 벽에 기댔다가 문이 열리자 휘청휘청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몸에 쌓인 피로는 미야비노의 상상 이상으로 누적되어 있었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을 겨우 들어 도어락을 해제하고 문을 열었다. 불이 환하게 켜진 집 안에는 라벤더 향이 은은하게 퍼져 있었다. 미야비노는 반쯤 감긴 눈을 들어 집 안을 보았다. 현관에서 바로 보이는 거실 소파에는 자신의 연인, 유키무라가 앉아 있었다.


  “레이나, 잠시 얘기 좀...”


  소파에서 일어난 유키무라는 말을 채 끝맺지 못했다. 유키무라의 모습을 본 미야비노가 “세이이치, 오랜만...”이라는 단말마를 남기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황급하게 쓰러지는 미야비노의 신형을 받은 유키무라는 나직한 한숨을 내쉬며 미야비노의 몸을 들어 올렸다. 미야비노의 침대에 그녀의 몸을 내려놓은 유키무라는 한숨을 쉬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예 외박하며 걱정을 끼칠 거면 잠이라도 자든가..”


  유키무라는 그녀에게 닿지 않을 말을 중얼거렸다.





  얼마나 잤을까, 오랜만의 긴 수면에 지끈거리는 이마를 부여잡고 일어난 미야비노는 우선 물을 찾았다. 그런 그녀의 행동을 예상했다는 듯 침대 옆의 협탁에는 물 한 잔이 놓여 있었다. 미지근한 물을 목으로 넘긴 미야비노는 여전한 갈증에 무거운 몸을 일으켜 방 밖으로 나갔다. 느릿한 걸음으로 주방으로 걸어가 냉장고에 있는 물을 한 컵 더 마시고 나서야 조금 정신이 든 미야비노는 고개를 들었다. 테이블 위에는 평소의 달리아 화분이 아닌 금잔화 화분이 놓여 있었다.


  “레이나, 일어났어?”


  움직이는 그녀의 기척을 느낀 유키무라가 방 밖으로 나왔다. 시계는 늦은 오후를 가리키고 있었다. 미야비노는 어제 늦은 저녁 들어와 기절할 때 유키무라가 자신을 받아줬다는 것을 떠올렸다.


  “세이이치, 집에 있었네.”

  “레이나가 들어오지 않으니까, 나라도 집을 지켜야지.”


  미야비노는 유키무라의 말투에 불만과 투정이 담겨있다는 것을 금세 알아챘다. 유키무라는 언제나 미야비노의 최우선이 키도인 것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말로 했다간 언제나 제법 큰 싸움이 났기 때문에 유키무라도 이제 와서는 어느 정도 포기한 기색을 보였으나 그렇다 해도 탐탁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법이었다. 그것을 아는 미야비노는 조금 미안한 기색을 보였다.



  “레이나.”


  미야비노의 뒤로 돌아온 유키무라가 그녀의 몸을 감싸 안았다.


  “네가 그를 존경하고 따르는 건 알아. 하지만 역시, 네 몸을 우선시해줬으면 좋겠어.”


  유키무라는 나직하게 속삭였다. 미야비노는 잠시 유키무라에게 기댔다. 테이블 위의 금잔화가 계속 시야에 들어왔다. 한숨을 쉬며 유키무라에게서 빠져나온 미야비노는 유키무라의 볼에 짧게 입을 맞췄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 꽃으로 항의하는 거지?”

  “들켰나?”


  미야비노의 말에 유키무라는 웃으며 답했다. 두 사람이 사귀기 시작한 지도 꽤 햇수가 흘렀다. 유키무라 덕에 미야비노도 꽃말에는 꽤 해박해졌다. 금잔화의 꽃말은―


  “세이이치, 미안.”

  “어쩔 수 없구나, 넌.”


  유키무라는 쓴웃음을 지었다. 알고 있지만 언제나 드는 이 부글거리는 감정은 어쩔 수 없었다. 그를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사랑스러웠다.


  “더 좋아하는 쪽이 지는 법이란 건가.”


  미야비노는 한숨을 쉬며 말하는 유키무라의 목에 팔을 감싸며 말했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건 너니까, 조금만 이해해 줘.”


  미야비노의 눈에는 약간의 미안함이 담겨 있었다. 초반에 비하면 이것도 충분히 발전한 것임을 아는 유키무라는 어쩔 수 없는 일은 일단 제쳐놓기로 하고 우선 눈앞의 연인에게 고개를 가까이했다. 미야비노가 다가오는 유키무라를 보며 눈을 감았다. 두 사람의 입술이 서로 맞닿았다. 열어둔 창문으로 들어온 바람이 금잔화 향을 실어 날랐다.






  금잔화의 꽃말은 ‘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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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 무슨... 두 번째 오리주 주의...글이...

오늘도 전철에서 썼습니다. 40분쯤 귀가해서 후반만 약간 컴퓨터로.

오면서 꽃말책 뒤지는데 ‘질투’에 꽂히고 나니까 아무 것도 안보이더라구요ㅋㅋㅋㅋㅋ

이쪽에서의 유키무라 해석은 진짜... 

저 끝까지 날아가서 전체 공개 글로는 어지간해선 올리고 싶지 않았는데 (암전

한 번 꽂히니까 딴 게 생각이 안나서...


이미 11시가 넘은 터라 캐 설정은 잠시 후에 간략한 퇴고와 함께 덧붙이겠습니다. (머리박음

아, 덧붙여서 라벤더의 꽃말은 '내게 대답해 주세요.'

추궁할 자세 만만이었던 유키무라... 지만 피로를 푸는 효과도 있죠.

유키무라의 배려... 흡하... 멋진 남자지만 항상 이 세계에선 고통받는 유키무라일 뿐... (mm


간단한 오리주 소개를 하자면


미야비노 레이나

제국 중 축구부/릿카이대 부속고 테니스부 매니저 출신입니다.

레이나 자체는 상당히 캐릭터가 확립된 아이로 여러 패러랠에서 이용하고 있지만

(패러랠에 따라 릿카이로 진학하지 않는 경우도 존재)

기본적으로 기반은 테니와의 크오, 짝은 유키무라.

어릴 적 여러가지 가정사가 있어 집안과의 사이는 그리 좋지 않은 편이지만

10살 연하 동생인 레이이치(이나GO 제국의 키퍼)와는 레이이치의 끊임없는 러브콜에 레이나가 항복한 상황.

저 가정사 때문에 겉돌고 있던 레이나(초등학교 입학 전)를 거둔 게 카게야마.

그리고 그 카게야마를 통해서 레이나의 '절대적 구원'이 된 사람이 키도 유우토.

레이나에게 키도는 일종의 신이나 마찬가지이며, 절대적 동경의 대상입니다.

키도가 레이나에게 미묘한 연애감정이 생기는 패러랠도 있긴 하지만

레이나가 키도에게 연애감정을 갖는 패러렐은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유키무라 외의 파트너는 후도나 고엔지나 아라키타나... 여러 패러랠이 있지만 암튼.


유키무라는 넘을 수 없는 벽인 키도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연애대상이 아니란 건 알고 있지만 키도도 엄연한 남자니까여.

얘네 사이에는 그래서 이 일 관계로 참 많은 일이 있습니다만... 자세한 설명은 생략.

언젠가 제대로 장편으로 써보고 싶은 관계긴 합니다. 언젠가... (파르르


ps. 뻘하게 히로토가 키야마>키라로 바뀌었더니 쓰면서 파워 어색...

애들 전부 성으로 통일했더니 이런 문제가.


*아.... 14년 6월 연성이엇다니 오래도 덕질햇네요(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