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테시] 사건
2014.09.10 포스팅 재업로드
겁쟁이 페달 테시마 쥰타 생일 기념 론리 이벤트삥리전
쥰타는 좋아해?
주최 - 라다님
테니스의 왕자x겁쟁이 페달
유키무라 세이이치 + 테시마 쥰타
사건
작열하던 무더위도 가시고 이제 날씨는 선선하다 못해 쌀쌀해졌다. 해도 짧아졌고, 하늘은 구름 하나 없이 높고 청명했다. 나무는 하나둘 낙엽을 떨어트렸다. 무엇보다 여름이 끝났음을 느끼게 만드는 것은 로드 경기 시즌이 끝났다는 점이었다. 시즌 오프로 넘어가며 3학년 선배들은 은퇴했고, 캡틴의 자리는 온전히 킨조에게 넘어갔다.
지난여름은 소호쿠에게는 뜨겁고, 잔인했고, 씁쓸했다. 테시마의 첫 인터하이에 대해 남은 기억은 그리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언제까지 여름의 패배에 붙들려 있을 수는 없었다. 올해가 끝이 아니니까. 소호쿠는 내년을 위해 달려야 했다. 테시마는 내년에야말로 인터하이의 길 위에서 타도코로를, 킨조와 마키시마를 서포트해 소호쿠를 우승으로 이끌고 싶다고 생각했다.
시즌 오프라고는 해도 아직 늦가을이다. 눈이 오려면 멀었고 추위에 대한 대비만 단단히 하면 로드를 타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3학년들은 부실에 나오지 않게 되었지만 1, 2학년들은 여전히 페달을 밟았다.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아오야기와 함께 부실로 내려온 테시마는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부실을 나서려는 순간 테시마의 휴대폰이 울렸다.
사물함 안에서 들리는 벨소리에 아오야기가 눈짓했다. “잠깐만.” 테시마는 아오야기의 어깨를 툭툭 치고 다시 부실 안쪽으로 들어갔다. 라커룸을 열어 휴대폰을 꺼내자 액정에는 ‘엄마’라는 두 글자가 떠 있었다. 이 시간이 부활동 시간이라는 것을 어머니가 모를 리 없을 텐데. 테시마는 고개를 갸웃하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쥰타, 오늘은 어서 집으로 와야겠구나. 세이이치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어머니의 말에 테시마의 두 눈이 동그래졌다.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가 끝나자 테시마는 “네, 지금 바로 갈게요.” 하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 내용을 듣던 부실 문가에서 아오야기가 의아한 시선을 보내오는 것이 느껴졌지만 머리가 복잡해진 테시마는 지금 거기까지 신경 쓸 수 없었다. 이내 테시마는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적기 시작했다. 킨조에게였다. 갑자기 집에 급한 일이 생겨 죄송하지만 오늘 부활동은 참여하지 못할 것 같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아오야기, 미안한데 집에 일이 생겨서……. 킨조 상한테는 메시지를 보내놨어. 자세한 건 나중에 얘기할게.”
테시마는 입은 유니폼을 제대로 벗을 생각도 못하고 그 위에 다시 교복을 껴입었다. 조금 전 들었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세이이치가 쓰러졌단다.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
테시마는 서둘러 블라우스에 팔을 꿰며 입술을 깨물었다. 급한 마음에 손이 헛돌았다. 교복을 입고 나오는 길에 타도코로와 마주쳤다. 타도코로의 물음에도 제대로 설명할 정신이 아니라 집안에 급한 일이 생겼다고만 말한 뒤 황급히 자전거에 올랐다. 테시마는 그대로 집까지 자전거를 밟았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집에 도착하자 기다리시던 어머니와 함께 전철역으로 향했다. 어머니의 걸음이 평소보다 좀 더 급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테시마 본인도 그랬으니까. 마음이 급해서인지 전철이 평소보다 느리게 느껴졌다. 테시마는 창밖으로 흐르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유키무라 세이이치. 저보다 두 살 어린 사촌 동생과는 제법 돈독한 사이였다. 어머니와 이모님이 사이좋은 자매였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집안 간의 교류가 잦은 덕분이었다. 테시마는 외동이었기 때문에 유키무라가의 사촌 동생들을 제 동생처럼 아꼈다. 그중에서도 같은 남자아이인 세이이치는 좀 더 대하기 편한 동생이었다.
그런 유키무라를 보는 일이 왠지 껄끄러워진 것은 근 몇 년 사이의 일이었다. 테시마가 자전거를 탔다면 유키무라는 테니스를 쳤다. 어린 유키무라가 테니스를 시작했다며 라켓을 보여줬던 기억이 아직도 선연했다. 같이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건 아쉬웠지만 유키무라가 테니스를 좋아한다면 그걸로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자전거 타는 것이 마냥 즐겁기만 하지는 않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테시마는 유키무라를 보는 것이 조금 불편해졌다.
자전거를 좋아하지만 재능은 고만고만했던 테시마와는 달리 유키무라에겐 재능이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 중학교 1학년, 전국적으로 유명한 테니스 강호라는 릿카이대부속중에 입학하자마자 동급생 두 명과 부를 장악해 레귤러의 자리를 따낸 뒤 전국 제패. 이게 작년, 테시마가 3학년 때의 일이었다.
유키무라가 얼마나 노력을 해왔는지, 테니스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어렸을 때부터 지켜본 테시마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테시마 역시 자전거를 좋아했고, 노력해왔다. 두 사람의 차이는 천재와 범재 사이의 넘을 수 없는 재능의 존재 여부였다.
아오야기를 만나 그만둘까 했던 자전거를 다시 붙잡았지만 언제부터인가 테시마는 유키무라를 순수하게 응원할 수 없게 되었다. 그가 테니스를 계속 즐기기를 바라고, 응원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문득문득 질투의 파편 같은 것이 튀어나와 버렸다.
올해도 전국 2연패의 주역이 되었단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소호쿠의 성적은 에이스 킨조의 부상 덕에 처참할 정도였고, 심지어 테시마는 인터하이에서 달리지조차 못했다. 분야는 다르지만 천재에 대한 범재의 열등감, 질투 같은 것이 깊은 곳에서 덩어리져 있었다.
재능이나 열등감이 있다고는 해도 테시마는 유키무라를 아꼈다. 어려서부터 친동생처럼 아끼던 유키무라를 싫어하게 될 리가 없었다. 테시마는 무심결에 튀어나오는 자신의 열등감이 유키무라를 상처 입히지 않기를 바랐고, 결국 그를 피하게 되었다. 덕분에 가족 모임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참석하지 않게 된 것도 제법 오래된 일이었다. 설마 유키무라와의 오랜만의 만남이 이런 식일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역에 도착해 병원을 향하는 걸음은 집에서 역까지 갈 때와 마찬가지로 제법 빠른 걸음이었다. 병원에 들어서자 병원 특유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테시마는 좋지 않은 기분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가 금세 표정을 수습했다.
어머니를 따라 올라간 병실에는 유키무라가 누워 있었다. 병실에는 이모와 사촌 여동생이 앉아 있었다. 테시마는 멍하니 유키무라를 쳐다보았다. 밝게 웃으며 저를 반기던 유키무라가 병실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은 상당히 이질적이었다.
이모는 테시마에게 진정제를 맞고 잠들었다는 유키무라를 맡기고 병실을 나갔다. 테시마는 가만히 유키무라를 쳐다보았다. 옆에 앉아있는 사촌 여동생도 아무 말 없이 보조의자에 앉아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이모와 어머니가 돌아왔다. 와줘서 고마웠다며, 저녁 시간도 되었으니 가보라는 이모의 말에 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준타, 와줘서 고맙구나.”
이모의 말씀에 테시마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여전히 유키무라가 침대 위에 누워있는 광경이 현실과 조금 멀게 느껴졌다.
인사를 하고 병원을 나오며 어머니에게 전해 들은 말은 제법 충격적이었다. 이름도 생소한 병은 사촌의 근육을 말단부터 마비시키는 병이라고 했다. 우선은 약물, 물리 치료로 경과를 보기로 했다고 하니 당분간 병원 신세는 확정이었다. 병이 병이니만큼 유키무라가 좋아하는 테니스는 무리일 게 뻔했다. 강제로 좋아하는 걸 할 수 없게 되는 기분. 그 감각을 테시마는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단지 머릿속에서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었다.
그날 저녁 식사 시간은 조용했다. 테시마도 어딘가 정신을 반쯤 빼놓은 모습으로 식사를 마쳤다. 방에 올라가 아오야기에게 사정을 설명하는 메일을 보냈다. 테시마는 침대에 기대앉아 병실에 누워있던 유키무라를 떠올렸다.
가장 좋아하는 테니스를 못하게 된 사촌 동생. 병의 완치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모른다고 했다. 전국 3연패를 향해 달려간다던 녀석이 병에 발목이 잡혀버렸다. 테시마는 주먹을 쥐었다.
“세이이치…….”
유키무라의 이름을 낮게 읊조린 테시마는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혼자 남게 되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유키무라의 병에 대해 들었을 때 자신을 스쳐 간 무언가의 감정이었다.
테니스를 칠 수 없어. 그 애가. 천재의 날개가 꺾였어. 테시마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던 열등감이 순간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거기에서 오는 희열감, 순간이지만 스쳐 간 감정에 테시마는 자기혐오를 느꼈다. 아끼는 사촌 동생의 부상을 순수하게 안타까워하지 못하는 자신이 싫었다. 우승했다는 소식에 순수하게 축하해주지 못했던 자신이 싫었던 것 이상으로. 테시마는 무릎에 얼굴을 박은 채 머리를 감쌌다. 혐오감이 몸을 기어 다니는 것처럼 전신으로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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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다님 주최... 테시마 론리전삥리전에 유키테시라는 신박한 크오로 삥뜯겨 드렸습니다.
여러분, 천재 유키무라랑 범재 테시마 사촌 설정 팝시다.
심지어 천재 쪽이 동생임.
배경은 유키무라가 쓰러지고 킨조가 낙차했던 유키무라 중2, 테시마 고1 가을입니다.
지금 라다님이 삥리전 트윗 하시는데 겁나 흥미진진 (팝콘
제 거 공개 되면 글 올리려고 글 씁니당.
사실 동양풍 사나유키+T2도 쓰고 있었는데
시간 관계상 이건 내년 테시마 론리전으로 (??
테시마... 괴로워 하긴 하지만ㅠㅠ 라다님이... 라다님이... 라다님 취향이... (넘
암튼 테시마 쥰타 Happy Birthday!!!!!!!!!!!!!!!!
아... 신카이 생일에도 아라키타 생일에도 안한 짓을 했네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