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도 료, 영원히 함께야
영원히 함께야
시시도 료 드림
테니스의 왕자
<전력 드림 60분 * 너의 빨강구두>
마키 카온
“눈 떠 보세요~”
얼굴을 간질이는 느낌이 끝나고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상냥한 목소리가 들리자 마키는 조심스레 눈을 떴다. 와. 마키의 입에서 짧은 감탄이 흘러나왔다. 평소 귀찮고 어렵다는 이유로 도통 화장을 하지 않는 그녀지만, 결혼식은 특별했다. 웨딩 촬영 때도 했던 화장이지만 식을 앞두고 변한 자신을 보고 있자니 새삼 또 신기했다. 그녀는 두어 번 눈을 깜빡이고 나서 심호흡을 했다.
결혼. 막연하게 생각은 하고 있었다. 10년 이상 사귀어 온 연인이자 오랜 벗. 결혼이란 걸 하게 된다면 그가 아닐까. 언젠가 친구가 물었을 때 그렇게 답했던 것 같았다. 두 사람은 아주 오래 함께해왔으니까. 누군가는 질리지 않느냐고도 했다. 글쎄. 그가 곁에 있는 것이 너무 당연해서, 질린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나서부터 이웃으로 자랐던 소꿉친구가 연인이 된 지도 벌써 12년. 중학생이었던 두 사람이 고등학교를, 대학교를 졸업해 직장인이 되었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들. 전혀 싸우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연인과 친구 사이에는 조금 차이가 있었고, 덕분에 갓 사귀기 시작했을 무렵 두 사람은 제법 다퉜다. 단지 그럼에도 서로가 없는 미래를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을 뿐이었다.
그가 프러포즈를 한 날은 더운 한여름이었다. 지금으로부터 꼭 12년 전의 그 날, 두 사람은 연인이 되었었다. 비가 내리던 날, 소년이 소녀의 고백을 받아들였듯, 11년 후의 그 날, 처녀는 청년의 프러포즈를 받아들였다. 그로부터 다시 1년 후, 마키는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메이크업을 받았다.
프러포즈를 받고, 1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꽃이 흩날리고 생명이 약동하는 봄, 결혼하는 커플이 많은 시기. 두 사람 또한 그즈음이 어떠냐는 얘기를 들었지만 마키는 이날이 좋았다. 여름의 끝자락, 두 사람의 사랑이 꽃피우던 날. 그녀의 고집에 그 또한 네가 좋으면 좋은 거라며 웃었다.
“카온!”
“가쿠토!”
마키는 신부 대기실에 쳐들어온 청년들을 보았다. 12년, 두 사람이 함께하는 길고 긴 시간을 때로는 함께, 때로는 떨어져 걸었던 소중한 사람들. 마키나 그와 마찬가지로 12년 전에 비해 훌쩍 자란 이들이 신부 대기실에 발을 들였다.
"가쿠토에 지로에 쵸타로, 와카시... 세상에 여덟이 다 왔네. 대기실 잘못 찾은 거 아냐? 신랑 대기실은 저쪽인데?"
그들은 분명 그녀의 소중한 친구들이기도 했지만, 제 연인의 친우이자 전우였다. 그들이 찾는다면 마키보다는 그가 우선이어야 했다. 마키의 물음에 무카히가 씩 웃었다.
“시시도 녀석 좀 놀려줘야지! 신랑은 아직 신부 못 보잖아??”
어른이 되었음에도 장난기는 버리지 못한 무카히가 저에게 꼭 어울리는 장난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아하하, 답다, 다워. 마키가 웃음을 터트렸다.
“쵸타로까지 여기 껴 있는 거 알면 섭섭해 할 텐데?”
“하하, 이런 날 아니면 언제 이래 보겠어요.”
가장 그녀의 연인을 아끼는 후배에게 물어보았지만, 그마저도 그를 버렸다. 맞는 말을 한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무카히까지, 소중한 친구들을 보며 마키는 파안대소했다.
“아토베나 오시타리나... 다른 사람들도 바쁠 텐데 다들 와 줬네. 고마워.”
“고마울 기 뭐 있나. 딴 것도 아이고 니들 결혼식인데.”
니는 바쁘다고 내 결혼식 안 올기가? 부러 과장해 서운한 척하는 오시타리를 보며 마키가 그럴 리 있겠느냐며 손을 내저었다. 아토베는 당연한 소리를 한다는 듯 팔짱을 낀 채 코웃음을 쳤다.
“카온, 예쁘다.”
“어머, 지로. 고마워.”
1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소년 같은 그의 칭찬에 마키는 볼을 붉히며 웃었다. 그제야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 칭찬을 이었다. 천하의 아토베나 과묵한 편인 카바지의 칭찬까지 듣고 나서 마키는 화끈해진 볼을 감쌌다.
“음, 이쪽도 계속 손님 올 거고, 료한테도 가봐야지. 카온, 이따 봐.”
“응. 다들 정말 고마워―.”
여덟 사람은 함께 사진까지 찍고 나서야 대기실을 나섰다. 나란히 정장을 차려입은 그들을 보자 본격적으로 결혼한다는 실감이 나는 것 같았다. 그 이후로도 여럿이 대기실을 찾았다. 대부분이 두 사람의 공통의 지인들이었다. 애초에 직장을 제외하고는 학부만 달랐지 대학까지 같은 학교를 나왔으니 별수 없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사귀더니 결국 결혼까지 한다며, 대단하다는 친구들도 여럿 있었다.
식이 시작되고, 신랑 입장 후 신부가 입장을 시작했다. 앞에 서 있는 그를 보니, 정말 그와 또 새로운 사이가 된다는 느낌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마키는 그의 내민 손을 잡았다.
“예쁘다.”
나직한 목소리가 귓가를 간질였다. 12년, 그의 가장 큰 변화가 있었다면 그녀에게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가장 듣고 싶었던 칭찬에 마키가 배시시 웃었다.
주례가 이어지고 두 사람은 마주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혼인의 서약을 마치고, 이내 두 사람은 부부가 되었다. 그들은 아주 오랫동안 친구였고, 그와 비슷한 시간 동안 연인이었으며, 앞으로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을 부부로 살 것이다. 마키가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위해 입을 열었다.
“료.”
“응?”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쭉 함께인 거지?”
시시도는 마키의 물음에 당연한 것을 묻는다는 듯 씩 웃었다. 그래, 영원히 함께야. 마주 잡은 손의 온기가 너무도 따뜻해서 마키는 순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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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빨강 구두.
첫 전력은 아라키타였으니 마지막은 시시도다. 싶어서 열심히 달려보았습니다.
밖에서 들어오는 길에 휴대폰으로 작성하다가 중간쯤부터 컴퓨터로 쓰기 시작해서
조금 늦긴 했지만 아슬아슬 세이프인 것으로 ㅇㅅㅠ)!
최근 참여율이 저조하긴 했지만,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신 전력주님께 자리를 빌어 감사말씀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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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페달 드림만 재업 중이기도 하고 해서 오랜만에 테니도 재업을 해 보앗습니다
아라키타 드림이랑은 또 다른 분위기죠 안정적인 시시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