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키타 야스토모, 초콜릿
초콜릿
드림 전력「당신의 수호천사」
겁쟁이 페달
아라키타 야스토모 드림
마키 카온
※ 요난인데 숨쉬듯이 마치미야가 나옵니다.
여기저기서 달콤한 냄새가 풀풀 풍기는 날. 밸런타인데이였다. 달콤한 냄새와 간질간질한 공기. 불과 1년 전만 해도, 아라키타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날이었다. 초콜릿은 그리 싫어하지 않지만, 어딜 가도 단 냄새가 코를 찔러대니 질릴 정도였던 탓이다. 특히 인기가 하늘을 찔렀던 토도라든가 신카이 덕에 부실에 초콜릿 냄새가 가득하니, 두말할 것도 없었다. 그래도 마키에게 의리 초코나마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아라키타가 밸런타인을 버텨내는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의리 초코가 아니라, 본명(本命). 연인인 자신에게 주는 초콜릿. 어쩐지 조금 들뜬 기색으로 아라키타는 부실로 향했다. 밸런타인이라고 부가 쉬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매니저인 마키도 와 있을 터였다.
“1학년 아라키타, 들어갑니……다.”
꽤 경쾌한 목소리로 부실 문을 열었던 아라키타의 말문이 막혔다. 마키가 킨조에게 초콜릿을 건네는 장면을 목격한 탓이었다.
“야스토모!”
마키는 조르르 달려오더니 아라키타에게 팔짱을 꼈다. 하지만 아라키타의 시선은 킨조에게 꽂혀있었다. 자신도 아직 받지 못한 초콜릿을 킨조가 먼저. 영 맘에 들지 않는 일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거슬렸던 것은.
“카온.”
“응?”
지금 킨조에게 준 거, 뭐야? 아라키타의 질문에 마키는 태연스럽게 대답했다. 초콜릿? 그야, 눈이 삐지 않았으니 모를 리가 없었다. 부실 구석에 앉아있던 마치미야가 터졌구만, 하는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의리 초코, 지?”
“그야 당연히?”
야스토모는 뭘 그런 걸 묻고 그래? 마키가 의아하게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녀의 진심은 오로지 아라키타의 것이었다. 아라키타라고 모르지 않을 텐데, 새삼 물어오는 것이 이상했다.
“의리 초코는 언제나 킷캣 아니었어?”
하코네 생활 3년간. 그녀가 부원들에게 건네는 의리 초코는 항상 킷캣이었다. 이맘 즈음에는 수험시즌 한정판도 나오는 킷캣(キットカット)은 반드시 이긴다(きっと勝つ)는 발음과 닮아 있어서 왕자 하코네에게 어울린다는 것이 그녀의 해설이었다. 뭐, 의리 초코로는 가격도 합리적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킨조가 받아든 것은 킷캣의 가격과는 한참 떨어져 있을 것 같은, 제대로 포장된 초콜릿이었다.
“그야, 하코네는 기숙사니까 초콜릿 만들 곳, 없고.”
물론 이맘 즈음이면 제과부 주최의 초콜릿 만들기 모임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부원 전원에게 건네야 하는 마키는 그쪽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자취. 마음껏 벌려놓아도 뭐라고 할 사람도 없고, 고등학생 때보다 주머니 사정도 좀 더 여유로웠다. 간단하면서도 겉보기엔 꽤 괜찮은 파베 초콜릿 정도라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었다. 마키에게는 별것 아닌 일이었으나, 아라키타에게는 그렇지 못했는지 그의 눈썹이 살짝 치켜 올라갔다.
“그렇다는 건, 저거, 수제?”
그냥, 좀 비싼 걸 준비했나 싶었는데, 심지어 수제라니. 아라키타의 안에서 무언가 울컥, 꿈틀거렸다. 마키는 급격하게 기분이 좋지 않아진 아라키타를 보고는 책상 위에 놓인 두 개의 쇼핑백 중, 작은 쇼핑백을 잽싸게 집어 들고 아라키타를 부실 밖으로 끌고 나왔다.
“야스토모.”
왜 그렇게 기분이 안 좋은 거야? 야스토모 건 당연히 훨씬 신경 써서 만들었다구. 마키는 아라키타에게 쇼핑백을 건네주며 말했다. 킨조에게 건넨, 부실에 놓인 커다란 쇼핑백에 더 들어있을 초콜릿은 손바닥보다 조금 큰 사이즈의 4구짜리였지만, 지금 아라키타에게 건넨 것은 16구를 꽉 채운 파베 초콜릿에 더해 브라우니나 미니 가나슈 타르트, 아망디오 쇼콜라까지 들어간, 마키로서는 정말 잔뜩 힘줘서 만든 것이었다. 쇼핑백 안을 슬쩍 본 아라키타가 좁혀져 있던 미간을 풀었으나, 어쩐지 뚱한 표정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야스토모~”
마키가 아라키타를 살짝 올려다보며 그에게 바짝 붙어왔다. 아라키타는 한숨을 쉬었다.
“네 수제 초콜릿을 다른 놈들도 먹는 거, 별로, 그…, 아!! 정말!”
낯부끄러워서 머리라도 거칠게 헝클어트리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한 손에는 마키가 준 쇼핑백이, 나머지 한쪽 팔에는 마키가 매달려있어 꼼짝할 수 없는 아라키타는 쇼핑백을 든 손으로 붉어진 얼굴을 가렸다. 마키는 살짝 발돋움해 아라키타의 볼에 짧게 입을 맞췄다.
“나, 원래도 이것저것 만드는 거 좋아하지만, 이번 초콜릿 만들면서는 내내 야스토모가 기뻐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부원들에게 주는 것이야, 만드는 김에 더 만들면 되는 정도였다. 어차피 커버춰는 킬로그램 단위로 사두고 쓰니까. 그냥 취미로 만들어서 주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단 한 사람만을 위해 이렇게나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조곤조곤 귓가를 간질이는 마키의 달콤한 말에 속에서 끓던 것은 어느샌가 사라져버리고, 얼굴은 점점 붉어졌다.
“그리고.”
마키는 다시 한 번 발꿈치를 들어 아라키타의 볼에 쪽, 하고 소리를 내고 그대로 귓가에 속삭였다. 이따가, 이거 말고 하나 더 있으니까. 오늘 부활동 끝나고 야스토모네, 가도 괜찮지? 마키의 속삭임에 터질 것 같이 붉어진 아라키타가 마키의 손목을 잡고 완전히 마주 본 뒤 마키의 입술을 제 입술로 덮었다. 잡아먹을 것 같은 키스에 마키의 얼굴도 조금 붉어졌다.
두 사람이 서로 떨어졌을 때는 누가 더하다고 할 것 없이 둘 다 얼굴이 붉었다. 아라키타는 거친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였다. 나머지는 끝나고.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집에 돌아가고 싶었지만, 최소한의 이성이 아라키타를 잡아끌었다. 마키도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붉어진 얼굴을 가라앉히고 나서야 부실에 돌아간 아라키타는, 그 이후로도 마키가 다른 부원들에게 의리 초코를 건네는 것을 봐야 했지만, 부활동이 끝난 후를 생각하면 조금의 질투심은 가라앉힐 수 있었다. 아니, 그 질투심을 잔뜩 태워서 제대로, 잡아먹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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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 연성 그2
아라키타는 왠지 좀 괴롭혀주고 싶어서() 선택지를 3개 만들고 투표를 받았습니다.
초 - (하코네 3학년) 사귄지 얼마 안 되고, 드림주가 요리 실력이 괜찮다는 걸 알기에 기대해봤으나 수험생인 덕분에 시판 초코가 (ry
콜 - 사귀고 있는데 부원들 의리 초코까지 수제! 빠밤! 사실 하코네로 할까 했는데, 음 역시 기숙사보단 자취방이 편하겠지 싶어서 요난으로
릿 - 안 사귀는 상태로 수제 초콜릿 받아서 고백인가(두근) 하는데 사실은 전원에게 돌리는 의리 초코였습니다 빠밤! <<
왠지 지난번에도 그렇고 다들 2번째 거를 고르시는 걸...
아무튼 그래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아라키타 좋아한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