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弱虫

아라키타 야스토모, 팔베개

Celestyn_ 2018. 4. 3. 01:16

팔베개

아라키타 야스토모 드림

겁쟁이 페달 드림

드림 전력「당신의 수호천사」 



마키 카온



“어이 카오....ㄴ”


연습을 마친 아라키타가 집에 돌아왔을 때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거실에서 엎드려 잠든 마키의 모습이었다. 요즘 영 피곤해 보이더라니……. 그간 마키가 과제 때문에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바빴던 것은 알고 있었다. 아직도 다 끝나지 않은 것인지 마키를 중심으로 그녀의 팔이 닿는 범위에 참고 자료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아라키타는 한숨을 쉬고 널려있는 자료들을 정리하고자 손을 가져가다가 멈칫했다.


‘괜히 순서가 헝클어지면 더 귀찮아지려나.’


마키는 꼼꼼한 것 같으면서 은근히 허술한 터라 그녀의 자료 중에는 넘버링이 되지 않은 것들이 왕왕 있었다. 그런 것들을 잘못 건드렸다간 추후 마키가 하나하나 읽어가며 정리를 해야 했다. 정리해 주려다 일을 오히려 만드는 꼴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일전에 그 문제로 한 번 울상이 된 것을 본 적이 있었던 아라키타는 자료에 손대는 것을 포기했다. 대신 그 사이에서 엎드려 색색 작은 숨을 내뱉는 마키를 조심스레 안아 올렸다. 가을에 접어들며 날도 제법 선선해졌는데 감기라도 걸릴까 걱정이었다.


“으응... 야스, 토모...?”

“일어났냐.”


누가 업어 가도 모를 것처럼 자는 것 같더니 바닥에 엎드려서 자느라 생각보다 그리 깊은 잠에 빠지진 못한 모양이었다. 아라키타의 움직임에 몸이 흔들리자 마키가 가늘게 눈을 떴다. 평소 공주님 안기로 들어 올리면 당장 내려놓으라며 발버둥이 장난이 아니었던지라 아라키타는 그걸 예상하고 팔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떨어지기라도 하면 곤란하지.


“……!?”


하지만 마키는 아라키타의 생각과는 다르게 움직였다. 눈을 가늘게 뜨고 아라키타의 얼굴을 확인한 마키는 입술을 우물거리더니 아라키타의 품에 얼굴을 기댔다. 온기를 찾는 듯한 마키의 행동에 아라키타의 움직임이 잠시 멈췄다.


“하, 이건 무슨…….”


웬일이냐. 평소 스킨십에 거침이 없긴 했으나 안기거나 업히는 것엔 예민했던 편이라 이런 마키의 행동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잠시 서 있던 아라키타는 팔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에 고개를 털어 정신을 차리고 방으로 마키를 옮겼다. 길게 늘어져서 팔을 간질이는 머리카락, 반소매를 입고 있어 맨팔에 닿는 따끈한 체온, 품을 간질이는 숨결. 무엇보다 충족감을 가져다주는 것은 지금 마키가 온전히 아라키타의 두 팔에 의지해 있다는 점이었다.

아라키타가 그녀를 침대에 조심스레 내려놓는 동안에도 마키는 깨지 않았다. 침대에 마키를 내려놓은 아라키타는 잠시 침대 위에 흐드러진 연인을 내려다보았다. 사실 저녁 시간이라 배가 제법 고팠으나, 오랜만에 안온해 보이는 얼굴로 고른 숨을 내뱉는 마키를 깨우고 싶지도 않았고, 그녀의 곁에서 떨어지고 싶지도 않았다.


“잠깐 정도는 괜찮겠지.”


아라키타는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연습이 끝나고 학교에서 샤워를 하고 와서 다행이었다. 씻고 나오는 사이 마키가 깼다면 꽤 허탈했을 테니까. 아라키타가 침대에 그대로 머리를 기울이고 있는 마키의 머리를 살짝 들어 제 팔을 그 아래에 가져다 댔다. 마키가 아라키타의 품 안에서 고른 숨을 뱉었다.

저녁놀이 방을 주홍빛으로 물들이는 시각, 야수는 제 품에서 잠들어 있던 연인이 깰 때까지, 한참을 그 자세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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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업맨~ 요청도 있고 올만에 연성 재업맨이 되어봅니다<

사실 3월 막날에 올리려고 수정했었는데 모종의 사건 때문에...

그래서 임시저장 하고 끈 거 같은데 임시저장 어디로 날아갔죠(부랑)

암튼 후기만 다시 씁니다

당시 드림전력으로 밖에서 폰으로 30분 만에 쓰고 집에 와서 15분 동안 고쳤는데

그래도 개중 최근 글이라고 젤 낫더군요...

절대주소 링크는 전글과 같습니다. 그래서 재업맨 하는 동안에는 아마 절대주소는 좀 오락가락 할 것 같네요...(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