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02 재업로드
테니스의 왕자x겁쟁이 페달
유키무라 세이이치 + 테시마 쥰타
재능의 차이
“다녀왔습니다.”
이번 레이스도 그저 그런 성적. 벌써 몇 년째 제자리걸음. 도저히 닿지 않을 것 같은 시상대. 마음이 꺾인다는 말이 어떤 것일지 알 것도 같은 기분이었다. 테시마는 신발을 벗어 던지며 아무도 없을 집에 공허하게 외쳤다.
“준타― 왔니?”
“……계셨어요?”
저를 맞아주는 어머니를 보며 테시마의 눈이 약간 커졌다. 그래. 배고프지? 어머니의 말에 테시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서 씻고 오렴. 평소 바쁜 어머니가 앞치마를 메고 계시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테시마는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밥을 먹는 내내 약간 어리둥절한 기분이었다. 어머니는 주방에서 앞치마를 두르시는 것보다 정장을 입고 책상에 앉아계시는 걸 좋아했다. 오랜만에 먹는 따뜻한 어머니의 음식에 테시마는 조금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그것도 잠시간의 행복이었지만.
“……준타.”
“네.”
“오늘 레이스, 결과 어땠니?”
방금 입에 넣은 계란말이가 목을 콱 막은 기분이었다. 평소보다 배 이상으로 상냥하신 어머니의 목소리가 무겁게 어깨를 내리누르는 기분이었다. 보통 레이스 성적에는 크게 관심이 없으신 어머니였으나, 가끔 자전거 얘기를 하실 때가 있었다. 그럴 때는―
“…이번에, 세이이치가 전국 우승을 했다는구나.”
입학하자마자 레귤러 자리를 따내더니, 1학년인데도 우승의 주역이라고― 한 손으로는 턱을 감싸며 이야기를 꺼내신 어머니의 말은 반쯤은 예상하던 것이었다. 사촌 동생 유키무라 세이이치. 그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유키무라가의 안주인과 저의 어머니는 바로 붙어있는 자매 사이였다. 덕분에 두 분은 제법 친한 사이셨다. 그래서 어릴 적에는 제법 자주 왕래하며 얼굴을 보는 사이였기 때문에 테시마와 유키무라도 친했다. 그 사이에 금이 간 것은 두 사람이 각각 운동을 시작하면서였다. 테시마는 페달을 밟았고, 유키무라는 라켓을 휘둘렀다.
두 사람의 차이는 재능에 있었다. 유키무라는 고작 중학교 1학년이었다. 테니스로 유명한 왕자 릿카이대 부속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레귤러 진입. 전국대회 출전. 그리고 우승. 그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다.
어머니와 이모님은 자주 통화를 하는 사이셨고, 이모님은 그런 장남을 퍽 자랑스러워 하셨기에 종종 유키무라의 자랑을 하셨다. 자랑이라기보단, 사실 보고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그것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테시마에게 돌아왔다.
“준타… 자전거보다는 공부에 집중하는 게 어떻겠니?”
똑똑한 사촌 동생은 테니스도, 성적도 훌륭했다. 그리고 테시마는……. 어머니는 종종 그가 공부에 집중할 것을 은근히 바라는 것 같은 기색을 비치셨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말로 꺼내신 것은 처음이었다.
“……잘 먹었습니다.”
테시마는 꾸역꾸역 밥을 입에 욱여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머니도 더 재촉하진 않으셨다. 중학교 때까지야 괜찮겠지만―. 등 뒤로 들리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그의 발목을 잡아채는 기분이었다. 검고 질척한 늪에 발목을 잡히는 것처럼.
“우웨엑――.”
2층으로 올라온 테시마는 바로 화장실로 직행했다. 방금 먹은 것이 거북하게 얹혀 견딜 수가 없었다. 속에 든 것을 모두 뱉어낼 듯 토해냈다. 테시마의 눈꼬리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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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적이지... 암튼 라다님 달성표...
[테시마가 엄마한테 운동 그만두라고 세이이치는 하고 까이는거요 (넘]
리퀘 내용이었습니다.
쓰고 나니 테시마한테 미안하네요...
테주장 좋아합니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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