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弱虫

아라키타 야스토모, 사탕

Celestyn_ 2016. 3. 13. 23:19

사탕

드림 전력「당신의 수호천사」 


겁쟁이 페달

아라키타 야스토모 드림



마키 카온




3월 중순, 싸늘하던 바람에 차차 봄을 알리는 온기가 녹아내리는 시기였다. 이제 곧 신입생이 들어올 거고, 그 신입생 중에는 제 후배도 섞여 있을 터였다. 얼마 전, 대학 합격을 알려오던 건방진 후배가 떠올랐다.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만…….”


아라키타는 눈앞에 스쳐 지나간 쿠로다의 얼굴을 손을 내저어 쫓아내고는 식탁 위에 놓인 고민의 원인을 시야에 담았다. 


들고 걸어 다니기 낯부끄러운 분홍 리본이 달린 분홍 쇼핑백. 그리고 사탕으로 된 꽃다발. 연인, 마키에게 줄 화이트데이 선물이었다.

산 것은 좋았다. 평소 들어갈 일 없는 액세서리 가게나 팬시점 같은 곳에서 선물을 고르고, 포장을 부탁하고. 토도가 봤다면 아라키타 치고는 제법이지 않으냐고 했을 정도로, 아라키타는 꽤 분발했다. 그대로 건네주기만 하면 그만이지만, 아라키타 앞에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저 낯부끄러운 것들을 들고 나가야한다는 점과 저게 망가지지 않게 하려면 오늘 등교할 때는 자전거를 탈 수 없다는 점. 절로 신음이 흘러나왔다.


“…아! 모르겠다!!”


오늘도 부활동은 있었고, 언제까지고 미적거릴 수는 없었다. 자전거를 타지 못하니 더 일찍 가야 했다. 아라키타는 움직이는 시곗바늘과 쇼핑백을 노려보다가 그것을 낚아채고 집을 나섰다.


자전거를 끌고 가는 길. 어쩐지 손이 근질근질했다. 쇼핑백이라도 얌전한 걸 따로 살 걸 그랬나. 포장까지 해서 넘겨 준 직원의 친절은 애석하게도 아라키타에게는 그리 달갑지 못한 것이었다. 아라키타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아라키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뒤에서 풍기는 달큰한 향기에 아라키타가 눈을 크게 떴다. 젠장.


“야스토모!”


그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는 달콤함과 즐거움이 녹아있었다. 조금 더 일찍 나왔어야 했나. 아라키타는 마키에게 들리지 않게 혀를 찼다. 물론 이 쇼핑백도, 사탕 다발도 빨리 넘겨버리고 싶은 마음이 없잖아 있었지만, 역시 건네줄 때는 조금 폼을 잡고 싶었다. 이렇게 대놓고 들통 날 줄은.


“카온, 좋은 아침.”

“응!”


마키가 아라키타의 등에 고개를 파묻은 채로 크게 끄덕였다. 한 손에는 사탕 다발, 한 손에는 쇼핑백과 자전거. 지금 아라키타의 손은 완전히 봉쇄된 상태라 마키를 앞으로 끌어올 수 없었다. 아라키타가 어쩌지도 못하고 걸음을 멈춘 채 서 있는데, 뒤에서 조잘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스토모, 야스토모.”

“아아.”

“나 지금 엄―청 기분 좋다?”


마키의 목소리는 잔뜩 들떠있었다. 그 안에 녹아있는 감정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아 아라키타는 한숨을 내쉬었다.


“날 너무 매정하게 본 거 아냐?”


아라키타의 목소리에는 살짝 서운함이 녹아 있었다. 그야, 낯부끄러운 짓은 싫다고 하는 자신이지만, 제 연인은 그것을 감수하게 하는 사람이었다. 설마 기대도 안 하고 있었을 줄은. 마음을 읽혀버린 것이 찔렸는지 마키는 아라키타에게 더욱 밀착해왔다.


“으응, 미안. 나 지금 너무너무 기분 좋아.”

“뭐, 걸렸으니까 별수 없지. 화이트데이 선물.”


아라키타는 사탕 다발을 든 손을 뒤로 돌렸다. 마키가 그것을 받아들자 손이 자유로워진 아라키타가 그대로 손을 제 허리께로 움직여 마키를 제 앞으로 끌어당겼다. 가볍게 그에게 끌려 나온 마키가 아라키타를 올려다보았다. 사탕 다발을 끌어안고 행복하게 웃으며 자신을 올려다보는 연인의 모습에 심장이 조금 빠르게 두근거렸다.


“고마워, 야스토모.”


마키는 그렇게 말하더니 바로 사탕 다발에서 사탕을 하나 꺼내, 껍질을 벗겨 입에 쏙 던져 넣었다. 마키의 볼이 발그레하게 물들었다. 두 사람은 나란히 학교를 향해 걸었다.


“야스토모.”

“아?”


어쩐지 볼이 홧홧한 기분이라 아무 말 없이 걷던 아라키타가 마키의 부름에 고개를 돌린 순간이었다. 마키가 살짝 발돋움하더니 아라키타의 입술을 습격했다. 아라키타의 입술에 부드러운 마키의 입술이 닿고, 짧은 키스 뒤에 아라키타의 입안에는 새콤달콤한 레몬 캔디가 남았다.


“……달아.”


그렇게 말하면서도 아라키타는 입안에 들어온 사탕을 뱉지 않고 혀로 굴렸다. 마키가 웃으며 사탕을 하나 더 까서 물었다. 두 사람은 말없이 사탕을 먹으며 학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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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ㅏ아아... 글이 안 써져서 죽을 것 같읍니다...(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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