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弱虫

아라키타 야스토모, 거짓말

Celestyn_ 2016. 4. 2. 23:12

거짓말

드림 전력「당신의 수호천사」


겁쟁이 페달

아라키타 야스토모 드림




마키 카온




 

“야스토모! 미안!!!”

 

아라키타는 갑작스러운 마키의 사과를 이해할 수 없어 가만히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갑자기 웬 미안? 아라키타는 조금 전까지 그녀와 하던 대화를 떠올렸다. 비품 체크를 하는 마키의 옆에 앉아 다음 주에 비품 보충하러 스포츠샵에 가야겠다고 하는 그녀에게 저도 바테이프를 사야 하니 같이 가자는 얘기를 하다가―

 

‘내일은 뭐 할까.’

 

그랬지. 아라키타가 멍하니 생각했다. 

 

내일은 아라키타의 생일이었다. 마키와 함께 생일을 맞이한 것이 벌써 네 번째. 그녀와 사귄 이후로는 두 번째. 사귄 이후로는 생일에는 당연히 함께했고, 내일도 그러리라 생각해 따로 사전에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두 사람의 데이트는 꽤 즉흥적인 편이었으니까. 생일이라고 특별히 다를 것은 없는 일이었다.

 

“나, 내일 본가에 가봐야 할 것 같아서. 조금 힘들 것 같아. 정말 정말 미안.”

 

마키가 고개를 푹 숙였다. 아라키타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4월 2일은 자신의 생일. 그리고 그 전날인 오늘은― 

 

“만우절 거짓말, 재미없어.”


에이프릴 풀, 만우절이었다. 아라키타의 말에 마키는 눈썹을 아래로 늘어트리며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야스토모, 미안, 미안.”

 

변명도 하지 않는 그 모습에 아라키타는 한숨을 쉬었다. 무슨 일 있냐? 마키는 정말 미안한 표정으로 아라키타를 보며 다시 입술을 움직였다.


"돌아오면 저녁 늦어질 거 같은데 괜찮으면 잠깐 들러도 돼…?"


진짜인가. 날이 날이다 보니 미심쩍었지만, 이렇게까지 말해오자 아라키타도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 올 때 전화해. 역까지 마중 나갈게. 아라키타의 말에 마키가 조금 안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정도 휴식도 취했겠다. 기분은 살짝 가라앉았지만, 아라키타는 연습으로 돌아갔다. 그 이후에는 어지러워진 기분을 날려버리기 위해 전력으로 페달을 밟았다.




연습을 마친 뒤 저녁까지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두 사람 사이에는 별 대화가 없었다. 평소라면 침묵도 불편하지 않은 사이였으나, 오늘은 묘하게 껄끄러웠다. 얼굴이라도 보기로 하기야 했다지만, 그래도 내일 당연히 하겠거니 했던 데이트가 취소된 것은 아쉬웠다. 그 아쉬움이 두 사람 사이에 꺼림칙한 공기로 맴돌았다.


"내일 연락해."

"응. 사랑해 야스토모."


마키의 집 문 앞에서 헤어지며 아라키타는 다시 한 번 말했다. 고개를 끄덕인 마키가 아라키타의 입술에 짧게 입을 맞췄다. 잠시 닿았던 입술이 떨어져 나가는 순간, 아라키타는 마키를 다시 제 쪽으로 살짝 당겼다. 두 사람의 입술이 다시 한 번 맞닿았다.




집에 돌아온 아라키타는 멍하니 TV를 틀어둔 채 휴대폰만 보았다. TV소리는 한 귀로 들어와 한 귀로 빠져나갔다. 

언제나 보고 있으면서, 내일 못 보는 게 유독 서운했다. 그야 생일이니까. 그것도― 생각을 이어가던 아라키타가 거칠게 고개를 흔들었다. 청승이다 아라키타 야스토모.


얼마나 멍하니 앉아 있었을까. 초인종이 울렸다. 아라키타가 현관 쪽을 보았다. 마침 눈에 들어온 시계는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 시간에 누가….


"야스토모-"


마키의 목소리였다. 아라키타는 벌떡 일어나 현관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벌컥 문을 열었을 때,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는 듯 목소리의 주인이 눈앞에서 활짝 웃고 있었다.


"카온?"

"야스토모. 나 들어갈게."


마키는 아라키타의 볼에 짧게 입을 맞추고 현관을 닫았다.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서는 마키의 손에 들린 작은 쇼핑백과 케이크 상자를 발견한 아라키타는 잠시 눈을 깜빡이다가 상황을 파악하고 앙큼한 연인을 흘겨보았다.


"거짓말 재미없댔지."


아라키타의 퉁명스러운 말에 마키는 맑게 웃음을 터트렸다. 속았어? 그녀의 질문에 아라키타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식탁 위에 케이크와 쇼핑백을 올려둔 마키가 뒤따라온 아라키타의 손을 잡아당기더니 입을 맞춰왔다. 문을 열 때부터 아라키타의 코를 간질이던 달콤한 복숭아 향기가 더욱 짙게 터져 나왔다. 아라키타는 잡아먹을 것처럼 그녀의 입술을 물고 빨았다.

두 사람이 떨어지고, 마키가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마키는 아라키타의 등에 팔을 두르며 그의 품 깊숙이 파고들었다.


"야스토모. 오늘 자고 가도 돼?"


아라키타는 답 대신 마키의 목에 입술을 묻었다. 마키는 그런 아라키타의 등을 도닥였다. 야스토모의 20번째 생일, 온종일 야스토모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놀자. 마키가 아라키타에게 속삭였다. 달콤하고― 살짝 야릇한 냄새. 아라키타는 조금 전까지 바닥을 뚫고 가라앉았던 기분이 단박에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아아. 실컷 놀아줄 테니까."


네가 먼저 얘기한 거니까 후회해도 몰라. 아라키타가 살짝 고개를 들어 마키의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리고 다시 달콤한 그녀의 목덜미에 입술을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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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키타 야스토모 Happy Birthday!!!!!!!!!!!

밖에 나와 있어서 초반 이후는 귀가하며 폰으로 적고 있습니다ㅠㅠ

보통 전력에는 거의 손대지 않지만...

이건 전력이자 아라키타 생일 기념으로 쓴 거라...

귀가 후 짧게 손 볼 예정입니다ㅠㅠ

일단 급하게 올리는...


16.04.03 22:54 일부 손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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