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페달
킨조 신고 x 아라키타 야스토모
킨아라 교류전 요난대 CC 리퀘 교환
리퀘 내용 : ‘아라키타가 킨조 안경 이로 물어서 벗기고 키스했으면 좋겠네요.’
레이스도, 연습도 없어 한가하기 그지없는 나른한 일요일 오후. 아라키타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태양 빛을 피해 침대 구석에 늘어져 있었다. 늘어져라 하품을 한 아라키타는 몸을 옆으로 돌리고 고개를 살짝 들어 한 팔로 머리를 지탱했다.
“신고―”
아라키타는 지루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시야 끝에 있는 이를 불렀다. 킨조는 책상 앞에 앉아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한가하기 그지없는 나른한 일요일’이란 아라키타에게만 해당하는 사항으로, 킨조는 약 3시간째 가끔 자료를 뒤적이거나 안경을 올릴 때 외에는 마우스와 키보드 사이를 오가는 손가락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 모습이 아라키타는 퍽 불만이었다. 물론 킨조가 지금 바쁜 이유가 과제라는 것도 알았고, 오늘은 자신이 멋대로 찾아온 것뿐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마감 기한이 일주일이나 남은 과제를 애인이 놀러 온 지금 저렇게 치열하게 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같이 점심을 먹은 뒤, 킨조는 궁둥이에 본드라도 바른 듯, 의자에 착 붙어 있었다.
“미안. 심심하면 잡지라도 읽고 있는 게 어때?”
킨조는 잠시 아라키타에게 고개를 돌려 미안하다는 듯 웃어 보이고는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아라키타는 뚱한 표정으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침대로부터 킨조가 앉아 있는 책상까지 딱 세 걸음. 두 사람의 거리는 고작 그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나, 하얀 유리벽이라도 있는 듯 유리되어 있었다.
그로부터 또 약 30분이 지났을까. 눈이 뻑뻑했는지 킨조가 눈을 꾹 감으며 길게 기지개를 켰다. 타자치는 로봇인 줄 알았더니 사람이긴 했나 보지. 아라키타는 속으로만 투덜거리다가 무언가를 떠올린 듯, 씩 웃고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
킨조와의 거리 세 걸음. 아라키타는 그 가깝지만 멀었던 거리를 숨 한 번 들이마시고 내쉬는 사이 좁혀버렸다. 책상에 손을 짚고, 비스듬하게 기대 모니터와 킨조 사이에 끼어들었다. 기지개 켜느라 허리를 젖혔던 킨조가 갑작스러운 아라키타의 행동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라키……타?”
갑작스레 훅 다가오는 아라키타 덕분에 킨조의 말이 잠시 끊겼다. 그 잠깐 사이, 아라키타는 이로 킨조의 안경을 물어 벗겨내었다. 아라키타는 입에 물려있는 안경을 잡아 책상 위에 올려두고 눈을 가늘게 접으며 웃었다. 그 모습을 눈에 담고 나서야 킨조는 잠시 멎었던 숨과 함께 아라키타의 이름 마지막 자를 내뱉었다.
“오늘은 그만하고 나랑 놀자고.”
이번에는 아라키타의 입술이 킨조의 입술 위에 내려앉았다. 이내 동그랗던 킨조의 눈도 천천히 감겼다. 빛나던 노트북 모니터가 까매질 때까지, 두 사람은 호흡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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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런 건 후딱 끝내고 손 떼는 것이지요...
리퀘 보자마자 안경 쓰는 사람 입장에서 화를 냈읍니다.
안경에 입술 대는 거 아니다 아라키타 이눔아 ㅇ0ㅇ)9
킨보살은 뭐 용서해 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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