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의 왕자
치토세 센리 드림
For. 메이
다나카 메이
“앗.”
메이가 문득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아침에 제대로 묶고 나왔을 터인 신발 끈이 풀려서 바닥에 끌렸다. 메이가 걸음을 멈추고 시무룩한 얼굴로 신발 끈을 응시했다. 손재주가 없는 것에 평소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지만, 신발 끈을 묶는데 있어서는 언제나 곤란했다. 나름 제대로 묶었다고 생각해도, 열 걸음도 가기 전에 끈이 풀리고, 또 풀려버리고 말았으니까. 그래도 묶지 않고 돌아다닐 수는 없는 터라 몸을 숙이려는 찰나, 누군가 어깨를 잡았다.
“에, 센리?”
갑작스레 메이의 앞에 나타난 이는 치토세였다. 그야 대회장 근처고, 어딘가 있겠지 싶어서 치토세를 찾아 움직이던 중이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나타날 줄은 몰랐다.
“쪼매 기다리그라.”
치토세는 씩 웃으며 무릎을 굽히더니 메이의 신발 끈을 잡았다. 저보다 훨씬 큰 치토세의 정수리를 보는 일은 굉장히 드문 일이었다. 메이는 시야 아래에서 꼬물꼬물 손을 움직이는 치토세를 가만히 보았다.
“됐다. 꽉 묶었으니……메이 쨩?”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양쪽 모두 신발 끈을 꼭꼭 묶어준 치토세가 만족스러운 미소와 함께 고개를 들려던 참이었다. 메이가 허리를 굽히더니 치토세의 위로 엎어졌다. 치토세는 의아한 얼굴로 제 어깨에 걸쳐진 메이를 곁눈질했다.
“센리, 보고 싶었어―.”
도쿄와 오사카의 원거리 연애. 물론 가끔 치토세가 훌쩍 들려주긴 하지만―그리고 그럴 때마다 작은 소동이 일어나지만―, 연인의 얼굴을 오래 보지 못한다는 것은 언제 생각해도 아쉬운 일이었다. 치토세가 평소에 연락이 잘 안 되는 편이라는 걸 생각하면 더더욱.
치토세에게 매달려 어리광을 부리는 메이를 보고 치토세가 슬쩍 웃었다. 내도 보고 싶었다. 그렇게 속삭이고는 치토세가 팔을 들어 제 어깨에 걸쳐진 메이의 허리를 잡았다. 에? 센리? 메이가 치토세의 이름을 부르기 무섭게, 시야가 높아졌다. 꺅! 갑자기 덜렁 들려진 메이가 손에 잡히는 치토세의 져지를 꽉 쥐었다.
“이대로 가보까.”
치토세의 말에 메이가 발을 버둥거렸다. 그래도 치토세가 단단하게 잡고 있는 터라,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 내려줘! 메이의 말에 치토세는 씩 웃더니 양손으로 메이의 허리를 잡고, 땅에 내려주었다. 메이가 뾰로통한 얼굴로 치토세를 노려보았다.
“센리!”
“메이 쨩이 먼저 하지 않았나.”
메이가 움찔한 틈을 타 치토세는 허리를 굽혀 메이의 이마에 입술을 눌렀다. 오랜만에 봐서 쪼매, 장난치고 싶었다 안카나. 환하게 웃는 치토세를 보고 메이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안 그런 것 같으면서 장난 좋아한다니까. 재미를 제일로 추구하는 시텐호지의 동료들에게 물든 모양이었다.
“가자.”
이제 곧 시합이다. 치토세가 손을 내밀었다. 메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앞에 내밀어 진 손을 마주 잡았다. 오늘 잘해. 메이의 중얼거림에 치토세는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 승리의 여신이 여기 있는데, 질 리가 있겠나.
----------
멩님 요즘 야근하느라 힘드니까 옛다 ㅇㅅㅇr
[신발 끈 묶는 사이에 어깨에 올라탔다가 들어올리는 거 써줘]
라는 리퀘스트였습니다.
'SS > 庭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시도 료, 영원히 함께야 (0) | 2018.04.24 |
---|---|
[사나아카] 질투 For.안나님 (0) | 2016.10.16 |
시시도 료, 초콜릿보다 달콤한 건 (0) | 2016.02.14 |
시시도 료, 변명 (0) | 2016.02.07 |
시시도 료, 짓궂은 장난 (0) | 2016.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