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데이 드림 발매, 헌터x헌터 드림 앤솔로지 원고 웹공개합니다.
방해
HUNTER X HUNTER
이르미 조르딕 드림
최근 이르미 조르딕은 ‘골치가 아프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몸소 체험하고 있었다. 아직 스물도 안 되긴 했지만, 이르미의 짧은 생 동안 그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은 거의 없었다. 이제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귀여운 동생 키르아를 제외하고는. 키르아의 반항은 이르미에겐 그저 귀여운 것이었으므로, 머리 아플 일은 없었다. 그러나 요즘, 그에게 귀찮은 일이 하나 생겼다. 어째서인지 들어오는 임무마다 처리하기도 전에 일이 끝나 있곤 한 것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암살 임무를 받아 현장에 가 보면 이미 임무 대상은 차가운 시체가 되어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다. 보통의 사람이었다면 본인이 할 일이 없어졌으니 좋아할 수도 있었겠지만―그 ‘할 일’이라는 것이 암살이라는 점에서부터 보통은 글렀겠지만―, 이르미는 달랐다. 우선 제 임무를 누군가가 가로채는 것도 영 달갑지 않을뿐더러, 이런 일이 자꾸 생겨서는 조르딕의 신용에 문제가 생긴다.
곤란해. 이르미가 눈을 깜빡거리며 오늘은 대체 실버에게 뭐라고 말하면 좋을지 고민에 빠져들었다.
* * *
“…….”
이르미가 무표정한 얼굴로 제 눈앞의 시체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가만히 무릎을 굽혀 시체를 건드렸다. 시체는 이제 막 사후경직이 시작되고 있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죽은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고작 몇 시간. 이르미가 시체에서 손을 떼고 팔짱을 꼈다.
이르미는 범인이 동일인일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이것으로 다섯 번째. 시체들은 하나같이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채로 죽어있었다. 마치 잠이라도 든 것처럼. 당연한 말이지만 그것들이 일제히 자의로 죽었을 리는 없었다. 이 돼지들이 자살 같은 걸 할 리도 없을뿐더러, 자상도 독의 흔적도 전혀 없었다. 그리고 타살임을 확신하는 이유는 현장에 남아있는, 아주 미세한―
“넨의 흔적.”
이르미는 차가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목소리에는 불쾌감이 잔뜩 서려 있었다. 그 변화를 알아챌 사람은 이르미 주변에 극히 소수뿐이고 그들은 지금 저마다 자기 일을 하고 있었다. 덕분에 알아채는 이 하나 없었지만, 지금 이르미는 매우 화가 나 있었다.
이르미는 조용히 방을 둘러보았다. 시체에는 넨의 흔적이 미미하게 남아 있었다. 아지랑이같이 금방이라도 꺼질 것 같은 것은,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넨의 주인의 특징인 모양이었다. 처음이나 지금이나 존재감이 흐릿한 것은 똑같았다. 이르미의 손짓 하나에 넨은 금세 흩어져 사라졌다.
이걸 어떻게 잡는다. 이르미는 화풀이 삼아 시체에 바늘을 던졌다. 바늘은 정확히 왼쪽 가슴에 박혀들어갔다. 푹하고 바늘이 꽂히는 소리가 둔탁했다. 심장이 멎은 지 오래인 그것에서는 피도 나오지 않았다. 고깃덩어리가 된 그것을 잠시 쳐다보던 이르미가 방 밖으로 빠져나왔다. 이제 곧 새벽이 밝기 시작할 터였다.
“이르미.”
“이번에도 또야.”
이르미가 부루퉁한 얼굴로 실버의 부름에 답했다. 실버의 미간에 얕은 주름이 잡혔다. 이르미의 말뜻을 금방 알아챘기 때문이었다.
처음 이르미가 연락해서 의뢰 대상이 이미 죽어있었다고 얘기했을 때는,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이쪽 바닥에서야 워낙 여기저기 원한을 사고 다니는 사람이 제법 많았다. 게다가 조르딕까지 의뢰가 들어올만한 위인이라면 이미 일반 암살 시도도 여러 번 있었을 법 했다. 하지만 그게 다섯 번이나 반복된다면, 그냥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따.
“단서는 전혀 없는 거냐.”
실버의 질문에 이르미가 잠시 침묵을 가진 뒤 입을 열었다. 넨이 남아있긴 했는데. 이르미의 답에 실버의 미간에 주름이 좀 더 깊게 팼다. 그러면 왜 증거를 가져오지 않았느냐는 듯.
“들려고 건드리는 순간 흩어져버려.”
들고 올 수 있었다면 진작 들고 왔을 것이다. 어찌 됐든 임무에 지장이 가는 존재였으니까. 언제나 남아있는 넨은 시체의 몸 전체를 두르고 있는 주제에 추적을 하기에도 힘들 정도로 소량이었다. 단서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손만 가져가면 소실되어버리는 넨 정도는 그리 도움이 되는 단서가 되지 못했다.
“다음 임무 때는―”
“싫어. 내가 해결할 거야.”
실버의 이어질 말이 무슨 내용일지 훤히 아는 이르미는 실버의 말을 가로챘다. 조르딕의 명성이 걸린 일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이르미의 자존심 문제였다. 제 임무를 자꾸 망치는 앙큼한 인간이 어떤 놈인지 알아내는 것도, 그것에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도 모두 이르미, 제 몫이었다.
실버는 고집을 부리는 아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단, 앞으로 기회는 세 번이다. 그 안으로도 못 찾아내면 내가 나서게 될거다. 조건부로 허락하는 실버의 말에 이르미는 어딘지 불만스러운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는 나를 아직도 어리게 보는 경향이 있어. 아직 스물도 되지 않은 아들이니, 그럴 법도 했지만 이미 그가 임무 전선에 나선지도 수년째였다. 애 취급은 사양이었다.
* * *
“이르미, 임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암살 임무였다. 이르미는 실버에게 지령서를 받자마자 집을 뛰쳐나갔다.
“빨리 가야겠어.”
이르미는 원래 임무를 받았을 때 속도를 중시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준비는 확실하게, 일단 나간 뒤에는 신속하게. 언제나 준비 과정에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다섯 번이나 새치기를 당하고 나니 우선 몸이 움직이게 되었다. 이르미는 전용 항공기에 올라타 바로 의뢰 대상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번 의뢰 대상은 유성가 출신의 마피아 간부였다. 그의 세력이 성장하는 것을 두려워한 보스가 조용하게 조르딕에 의뢰한 것이었다. 의뢰인의 담이 너무 작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어쨌든 이쪽에선 의뢰를 수행하고 돈만 받으면 되는 일이니 별 감흥은 없었다. 조르딕으로 살아가다보면 이런 일은 우스울 정도였다. 이르미는 무감각한 눈으로 서류를 훑었다.
“…….”
이르미는 제 앞에서 쓰러져 있는 시체를 내려다보았다. 시체에는 바늘이 빼곡히 박혀 있었다. 거의 고슴도치가 되어버린 그것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번 의뢰 대상은, 이르미가 도착했을 때도 살아 있었다. 물론 본인이 빨리 왔다고 생각이야 하지만 의문의 상대의 움직임을 보았을 때, 적어도 오늘 내로는 마주치지 않을까 싶었다. 지난 임무 때, 임무를 받은 다음 날의 새벽에 갔을 때 따끈따끈한 시체가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새벽이 될 때까지 부러 그것을 살려두기까지 했음에도 그 녀석은 나타나지 않았다. 왠지 기분이 나빠진 이르미는 평소 이상으로 과격하게 의뢰 대상을 살해했다.
그 이후로도 몇 번인가 임무가 들어왔고, 이르미는 무난하게 임무를 수행해냈다. 키쿄우는 화색을 띠고 잘 되었다고 했지만, 이르미는 속에서 부글거리는 이것을 뭐라고 정의해야할지 혼란을 느끼고 있었다.
임무를 제때 수행해내는 것이야 좋지만, 이르미는 의문의 상대가 제 뒤통수만 때리고 쏙 빠져나간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르미는 여태까지의 임무 리스트를 쭉 훑어보았다. 뭔가 놓친 단서가 있는 건 아닐까. 평소라면 돌아보지도 않았을 죽은 자들의 서류를 한 자리에 주욱 늘어놓고 비교하기 시작했다.
“아.”
이르미가 그것들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아내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째서 여태까지 눈치채지 못한 건지 한숨이 나올 정도였다.
“유성가.”
의문의 상대가 저보다 앞서 암살 대상을 처리했던 앞의 임무들은, 유성가 출신이 아닌 이들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나타나지 않았던 최근 임무의 암살 대상들은 유성가 출신이었다.
하나의 단서가 보였다. 그 의문의 상대 또한 유성가 출신일 확률이 극히 높다는 것. 유성가 내부의 커뮤니티는 바깥의 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유대감을 갖고 있었다. 그것이 유성가의 인간이라면 최근의 임무를 방해하지 않은 것도 이해가 갔다.
그래도 직접 조르딕에 덤빌 정도로 간을 내놓지는 않았다는 뜻인가. 동포의 죽음을 모른 척하는 것은. 이르미는 다리를 꼰 채 서류의 글자를 노려보았다. 유성가, 단 하나의 단서를 가지고 찾아 헤매기에는 유성가는 너무 크고, 솔직히 귀찮았다.
그 후로 이르미는 몇 가지 단서를 더 찾아냈다. ‘놈’이 먼저 선수 친 경우의 임무대상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마피아 내부 항쟁에 의한 것이라는 점. 하지만 그 점을 기반으로 그것이 특정 마피아 집단에 속해있다고 추정하기에는 살해당한 대상들이 너무 제멋대로였다. 이해관계 같은 것은 전혀 개입되지 않은 것 같은 죽음이었다.
굳이 하나 더 짚자면, 살해 대상들이 유성가 출신은 아니면서도 유성가 근처를 많이 배회했다는 것도 공통점이었다. 원래 뒷세계에 발을 담근 이들이라면 유성가를 자주 찾기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얼마든지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르미를 노린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살해 대상자의 공통점을 역으로 추적했을 때, 새치기당한 임무대상 외에도 비슷한 조건의 인간들 몇이 같은 방식으로 죽은 적이 있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우연의 일치. 코웃음이 나올 정도로 우스운 일이지만 그 확률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어찌 되었든, 그것은 적어도 마피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성가에서도 어둠에 가까운 쪽의 인간이다. 이르미는 실낱같은 정보를 되짚었다. 짙은 흑색의 눈동자에 어두운 빛이 서렸다. 찾아낸다면, 곱게 두지는 않으리라. 여러 번 임무를 방해받다 못해 이제 아버지의 신뢰까지 흐려지게 한 그것에게, 자비를 베풀 생각 따위는 없었다. 그게 설령 그것이 의도하지 않았던 방해라고 할지라도.
“이르미, 임무다.”
실버의 말에 이르미가 관련 서류를 넘겨받았다. 이번 대상은 유성가 출신이 아니면서 유성가 근처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 마피아. 이르미가 알아낸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놈이었다. 이르미의 눈에 이채가 돌았다.
이르미는 바로 비행선에 올랐다. 가능성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지체할 여유는 없었다. 제 신경을 이렇게 거슬리게 만든 개미 새끼를 자신의 손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남겨진 기회 안에 녀석을 잡아내야 했다.
임무지에 도착했을 때, 임무 대상은 살아 있었다. 이르미는 그것을 바로 죽이는 대신, 조용히 제츠를 하고 그것이 보이는 범주 내에서 숨어 있었다. 암살자로 자라온 만큼, 자신을 숨기는 것은 그의 특기였다. 걸려라 개미 새끼. 이르미의 눈이 위험하게 빛났다.
첫날은 별일 없이 넘어갔다. 멍청하기 그지없는 마피아는 이르미가 저를 감시하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눈치였다. 물론 이르미 조르딕이 이 정도 놈에게 들킬 만큼 허술한 위인도 아니었지만.
이틀 차가 지나가고, 사흘 차가 되던 날 밤. 이르미가 더는 짜증을 참지 못하고 바늘을 꺼내려던 순간이었다. 집무실에 노크 소리가 울렸다.
“뭐냐.”
남자가 안에서 대답하자 문을 열고 빼꼼 고개를 내민 것은 이르미보다 조금 더 어려 보이는, 10대 중후반의 소녀였다. 은빛 머리칼을 길게 늘어트리고 검은색의 옷을 입은 여자는 특이한 문양의 금빛 목걸이를 목에 걸고 있었다.
이르미는 무표정한 얼굴로 소녀를 보았다. 남자에게는 가족이 없었다. 그러면 몸을 파는 여자인가. 취향도 글러 먹었군. 굳이 뒷세계가 아니더라도 어린 여자를 찾는 놈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아무 이유도 없이 남녀가 질척거리는 모습 따위를 관람하고 싶지는 않았다. 별로 보기 좋은 광경도 아니고. 빨리 죽이고 나가야지. 남자가 먼저 죽으면 꼬맹이 여자가 시끄러울 테니 여자 쪽을 먼저 죽일까. 은빛 머리는 조금 시선이 가긴 했지만, 그냥 그 정도였다. 이르미가 조용히 바늘을 꺼내 들었다.
“꼬마 아가씨, 어떻게 왔니?”
이르미의 예상과는 달리 남자는 소녀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듯 말을 꺼냈다. 그 순간이었다. 소녀의 눈이 반달모양으로 접혔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이 순진무구해 보이는 미소에 답지 않게 이르미의 손길이 잠시 멈칫했다.
소녀가 남자에게 다가갔다. 검은 구두가 또각거리는 소리가 방안에 울렸다. 소녀는 아무 말 없이 손을 뻗어 남자의 손가락을 잡았다. 꼬마 아가씨? 남자가 다시 한 번 소녀를 불렀다. 볼에 발그레하게 홍조를 띤 소녀가 조막만한 입술을 움직였다. 한쪽 손에는 그 이상한 문양의 목걸이를 들고 있었다.
“아저씨, 미안.”
순간이었다. 목걸이를 매개로 넨이 발동되었다. 당장에라도 상대를 집어삼킬 것 같은, 하지만 지금이라도 흩어질 것 같은 상반되는 느낌을 동시에 주는 넨이었다. 목걸이가 빛이 나자 반대로 남자의 눈에서는 빛이 사라졌다. 이르미의 동공이 확장되었다. 저 넨은.
“너.”
이르미가 바로 모습을 드러냈다. 소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르미가 이를 갈며 찾았던 개미 새끼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저보다도 어려 보이는 꼬마 계집. 좀 전의 놀란 얼굴과는 달리 소녀는 이르미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인사했다. 안녕?
“너, 뭐야.”
“그동안 미안했어. 하지만 이게 마지막이니까.”
소녀는 그렇게 말하고 창가로 다가갔다. 창문을 여는 소녀의 뒷모습을 보며 이르미가 인상을 찌푸렸다. 저 말은.
“다 알고 방해했단 얘기네?”
이르미가 넨을 폭발시켰다. 살기등등한 넨이 방 전체를 점령했다. 어지간한 놈이라면 곧장 다리가 풀리고, 여차하면 소변까지 지릴 정도의 살기였다. 하지만 쏟아지는 살기를 직접 받아내는 소녀는 일말의 영향도 받지 않은 듯 어깨를 으쓱였다.
“어차피 죽을 사람, 누가 죽이는 지가 그렇게 중요한 거야?”
소녀는 이르미를 쳐다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개를 까딱이는 모습에 이르미의 안에서 무언가 울컥 치솟았다. 이르미가 넨을 두른 바늘을 소녀에게 던졌다. 소녀는 이르미가 던지는 바늘 몇 발을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여유롭게 피했다.
“앞으로는 방해할 일 없을……려나? 아마 당분간은. 나 늦게 들어가면 혼나. 안녕.”
소녀는 저 혼자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르미에게 손을 흔들고 잽싸게 창가에 올라섰다. 5층이라는 낮지 않은 높이에서, 소녀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뛰어내렸다. 검은 원피스와 그에 상반되는 은빛 머리카락이 펄럭이는 잔상이 보였다. 이르미가 바로 뒤쫓기 위해 창가로 다가갔다.
“넨 능력인가.”
이르미가 작게 중얼거렸다. 이미 여자의 흔적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았다. 남은 것은 오직 당장에라도 흩어질 것 같은 넨의 잔여물뿐. 이르미의 검은 눈동자가 더욱 어둠으로 가라앉았다.
“……거미.”
여자의 머리카락이 펄럭이던 순간 얼핏 보였던 것은 뒷덜미에 새겨진 거미 모양의 문신이었다. 이르미는 그것을 다시 눈에 새기듯 눈을 감았다. 다음에 또 보면 바로 죽여 버려야지. ……그래도 그 은발은 마음에 들었는데. 이르미의 눈앞에 순진하게 볼을 붉히며 웃던 소녀의 잔상이 떠올랐다.
이해할 수 없는 감정. 이르미는 눈을 깜빡거리며 그것을 쫓아냈다. 적어도 어떤 녀석인지 두 눈으로 확인했으니 찾기 어렵지는 않을 것이었다. 조르딕의 정보망은 결코 무시할만한 것이 아니었다.
조금 긴 숨바꼭질이, 시작되었다.
----------------------------------
원래 따로 공개할 생각은 없었던 원고지만,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네요.
공개하면서 몇 군데 손 좀 봤습니다.
드림주는 마지막에 얼굴만 비치듯 등장하고 사라졌지만 예, 그 거미가 맞습니다.
원작으로부터 10년 조금 안 되게 전입니다.
이르미가 10대 후반이던 시점.
왜 이 시점이냐면, 본 드림주가 원래 장편용으로 데리고 있던 아이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쓰지는 않았고...
아무래도 앞으로도 문득문득 제 머릿속에서 이야기를 굴리는 것 외에는 없을 것 같긴 합니다만.
이르미가 말하는 '이상한 문양의 목걸이'는 손바닥만한 금색의, 육망성 모양으로 구멍이 뻥뻥 뚫린 종류입니다.
최유기의 헤이젤이 모티브죠.
이 부분의 설명은 약간이긴 하지만 바로 이어서 올라오는 페이탄 드림에 있습니다.
같은 드림주거든요ㅎㅎ...
그럼 이만 페이탄 올리러.
'SS > その他'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페이탄, 죽음 (0) | 2017.06.25 |
---|---|
[나기류] 여름의 청년, 겨울의 소년 (0) | 2016.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