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서 좋다
아라키타 야스토모 드림
겁쟁이 페달
<전력 드림 60분~당신을 향한 스타티스>
마키 카온
“꺄~ 토도군~”
“신카이군~~”
웅성웅성 여자아이들이 만들어내는 환호성은 대회장을 달군다. 신카이는 적당히 넘기고 있는 모양이지만 토도가 시끄럽다. 어지간히도 퍼포먼스를 좋아한다니까. 마키는 토도 쪽을 흘긋 보고 다시 드링크를 챙겼다. 하코네 3학년 4인방이 전원 참여하는 레이스는 인터하이 이후 처음이었다. 우선 토도는 클라이머고 신카이는 스프린터니, 보통 같은 레이스에 참여하는 일은 잘 없는 편이었다. 저렇게 넷이 모여 있는 걸 보면 저들의 유대감이 조금 전해지는 느낌이라 마키는 조금 들떠있었다.
“토도, 이거나 받아.”
“오, 카온! 잘 봐두라고! 산신님이 달리는 모습을!”
마키는 팬들에게 잔뜩 팬서비스를 하고 있는 토도에게 대뜸 드링크를 내밀었다. 토도, 시끄러워……. 마키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토도의 클라임은 산신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것이긴 했다. 그 입만 다물면 조금은 멋지다고 생각해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괜히 입 밖으로 냈다간 토도가 더 기고만장해질 것이 뻔해 마키는 이내 신카이와 아라키타, 후쿠토미에게 드링크를 건넸다.
“주이치, 야스토모, 신카이, 토도. 잘 달리고 와.”
마키는 손을 흔들어주고 바깥으로 빠져나왔다. 이내 레이스가 시작되었고 자전거들은 바람을 가르고 달려나갔다.
우승은 후쿠토미였다. 1위부터 4위까지 하코네가 완벽하게 독식한 무대였다. 마키는 아라키타에게 수건을 건넸다. 다른 세 사람에게도 후배들이 따라붙어 수건을 건네었다.
“야스토모, 수고했어.”
“아아.”
드링크를 마시며 땀을 닦아내는 아라키타의 모습이 좋아서 웃음이 나왔다. 아라키타가 저를 보는 것이 느껴졌지만 마키는 웃으며 드링크나 더 마시라고 손짓했다.
돌아가는 길도 자전거였다. 어쩔 수 없는 자전거 바보들, 마키는 속으론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함께 로드를 밟았다. 어려서부터 후쿠토미와 자라며 배운 로드는 마키에게도 훌륭한 교통수단이었다. 네 사람을 바람막이 삼아 밟는 로드는 꽤 쾌적했다. 찌는듯한 더위도 많이 가셨다.
여자 기숙사 앞에서 네 사람과 헤어진 마키는 잠시 제 방에 짐을 두고 내려와서 가볍게 로드를 밟았다. 오늘 레이스를 본 덕에 조금 몸이 근질해진 참이었다.
“어라, 야스토모?”
“카온?”
가볍게 학교 주변을 달리다가 만난 것은 아라키타였다. 오늘 레이스도 했으면서, 또 달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두 사람은 잠시 시선을 교환하다 함께 달렸다. 별말은 필요 없었다. 자연스레 아라키타가 마키를 끄는 형상이 되었고 조금 더 달리고 나서야 두 사람은 멈춰서 잠시 벤치에 앉았다.
“힘들지 않아?”
“……별로.”
아라키타는 자판기에서 뽑아온 벱시를 목으로 넘기고 대답했다. 운동 중에 탄산은 더 목마르잖아. 마키가 타박해도 아라키타는 듣는 기색이 아니었다.
“야스토모, 오늘 멋졌어.”
“하?”
언제나 멋지지만, 로드를 밟고 있을 때의 아라키타는 특히 더 멋졌다. 마키는 그런 아라키타가 좋았다.
“오늘 레이스 우승은 후쿠쨩이었다구?”
“알아. 하지만 그걸 위해 어시스트 한 건 야스토모잖아?”
마키는 싱글싱글 웃으며 대답했다. 아라키타는 시선을 슬쩍 돌렸다.
“보통 여자애들의 ‘멋지다.’는 토도나 신카이 녀석한테 붙이는 호칭 아니냐?”
토도나 신카이는 인기가 많았다. 본인 앞에서 인정해주고 싶진 않지만 특히 토도가. 하지만 역시 마키에게는―
“나한텐 야스토모가 가장 멋진걸. 야스토모라서 좋은 거야.”
토도나 신카이가 멋있는 게 보통이라면 나는 굳이 보통이 아니어도 괜찮지 않아? 마키는 그렇게 말하고 아라키타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 슬슬 노을이 질 무렵이라 그럴까, 아라키타의 얼굴이 조금 붉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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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전력드림, 사랑스러운 당신과 조금 이어지는듯 아닌듯.
설정은 같습니다. 후쿠쨩과 소꿉친구인 자전거부 매니저 드림주.
>> 사실 재업 리퀘를 받은 쪽은 이쪽이었는데
그 머시기냐 후기 보고 에... 뭐야 이어지는 거였냐...<
하고 앞의 글을 먼저 올렸습니다.
실질적 내용상으로는 딱히 안 이어지긴 하지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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